
| 이코노미사이언스 박성현 기자 |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평균 할인율(디스카운트)이 다른 나라 대비 높은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자본시장연구원(KCMI)은 낮은 수익성과 제도에 관한 신뢰 부족, 단기 성과 중심 투자 등에 따른 영향이라고 진단했다.
자본시장연구원 김민기·이상호 연구위원은 24일 서울 영등포구 본원에서 개최한 'KCMI 이슈브리핑'에서 '주식시장 할인율 국제 비교와 코리아 프리미엄 과제'를 주제로 이같이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전 세계 59개국 주식시장의 자본비용을 추정하면서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상대적 평가 수준을 분석한 결과, 한국 시장의 자본비용이 선진국은 물론, 다수의 신흥국보다 높은 수준에서 형성하면서도 실제 달성한 주주 수익률에서 현저히 미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나라 주식시장 위험 프리미엄(ERP)는 평균 8.7%로 선진국 평균 7.4%보다 높았다. 아울러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총주주수익률은 연평균 7.3%로 요구 수익률 11.5%보다도 적었다.
동기 선진국 평균 8.4%, OECD 평균 9.4%인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특히 실현수익률(TSR)은 연평균 7.3%에 불과해 투자자가 요구하는 수익률에 현저히 미달했다.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에서는 TSR이 요구수익률을 일정 부분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위원 등은 "타 국가 대비 높은 요구수익률과 낮은 실현수익률의 지속적인 격차는 할인율이 구조적으로 높게 형성됐음을 보여주는 징후며 한국 시장의 만성적인 저PBR(주가순자산비율) 현상을 설명하는 단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높은 할인율은 낮은 자본효율성과 수익성, 제도적 신뢰 기반의 취약성, 단기 성과 중심의 투자자 행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자본시장연구원은 높은 요구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한 기업 차원의 전략적 대응과 자본비용 자체를 낮추기 위한 제도적 기반 강화 병행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위원은 "경영진의 자본비용에 대한 합리적 인식과 이를 반영한 전략적 대응, 정책당국의 일관된 지원과 투자자의 건설적인 관여가 유기적인 선순환 구조를 이뤄낸다면 한국 시장은 고착화한 디스카운트를 넘어 코리아 프리미엄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전 정부에 이어 현 정부도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등 노력을 하면서 올해 코스피 기준 주식시장 할인율은 11.9%에서 9.7%로 줄었다. 다만, 다른 국가 대비 여전히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