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코노미사이언스 김연옥 기자 |
DGIST 로봇및기계전자공학과 김봉훈 교수 연구팀이 KAIST, POSTECH, 경희대학교, 국립공주대학교 등과 공동으로 전기나 외부 동력 없이도 스스로 냉방과 난방을 조절할 수 있는 ‘3차원 스마트 건축물 에너지 절감 소자’를 개발했다.
전 세계 건축물의 에너지 소비는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약 30%에 달하며, 이 중 70% 이상이 냉난방에 사용된다. 이에 따라 냉난방 효율을 높이는 친환경 기술 개발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냉·난방 겸용 소자는 외부 전력 공급이 필요하거나, 기능 전환이 제한적인 한계가 있었다.
김봉훈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위도에 따라 처마 각도를 달리하는 전통 건축의 원리’에서 착안했다. 태양빛의 입사각 변화에 따라 스스로 열고 닫히며 냉방과 난방을 전환하는 3차원 스마트 구조 소자를 고안한 것이다.
이 소자는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 온도 변화에 반응하는 형상기억합금(Shape Memory Alloy)을 활용해 자동으로 구조가 열리고 닫히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구체적으로 구조가 닫히면 표면이 태양열을 반사하고 중적외선을 방출해 냉방 모드로 전환되고, 반대로 구조가 열리면 태양빛을 흡수하는 흑색 표면이 드러나 난방 모드로 바뀐다. 계절이나 외부 온도 변화에 따라 별도의 조작 없이도 냉난방이 자동 전환돼, 건축물의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다.
연구팀은 실제 외부 환경에서 다양한 태양각 조건으로 실험을 진행한 결과, 건축물의 형태나 방향에 상관없이 안정적인 냉난방 전환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이 기술이 실생활 건축물에 적용되면 별도의 전력 없이 에너지 절감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봉훈 교수는 “이번 연구는 동력 없이 스스로 작동하는 친환경 냉난방 시스템을 제시한 것으로, 차세대 에너지 절감형 건축물 기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며 “국제 학술지 표지논문으로 선정된 만큼, 향후 실용화를 통해 산업 현장과 도시 환경의 에너지 효율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DGIST 피지컬 AI(Physical AI) 센터, 한국연구재단의 나노및소재기술개발사업, 인류확장 로보틱스(TransHuman Robotics) 글로컬랩, 글로벌 생체융합 인터페이싱 선도연구센터(ERC)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에는 DGIST(김봉훈·진호준), KAIST(이봉재), POSTECH(김진태), 경희대(김선경), 국립공주대(서준용) 연구진이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Advanced Materials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